90년대 후반, 메이저 리그 최초의 여성선수인 조 언더우드가 사이 영*을 수상하며 스스로의 가능성을 입증합니다.
그것을 계기로 미국에서 여성 야구에 대한 지원과 투자가 시작됩니다.
한국 또한 이러한 흐름에 따라 2000년대 초반 여자 야구 독립리그를 창설합니다. 이에 맞춰 몇몇 학교에서 혼성 혹은 여자 야구부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드물지만 프로 구단에서도 여성 선수를 볼 수 있게 됩니다. 육성 선수 혹은 하위 라운드 지명으로 큰 기대를 받지 못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지만요.
이변이 일어난 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성부 금메달과 더불어 여성부가 일본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며 은메달을 거머쥡니다. 예상치 못한 대한민국의 선전은 야구 열풍을 이끌기에 충분했습니다.
정규 리그부터 시작해서 리틀과 고교 야구에도 각종 지원과 관심이 쏟아집니다. 이 때 야구를 시작한 선수들을 부르는 ‘베이징 키즈’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요!
종목에 대한 관심과 리그 규모 자체가 커지자 자연스럽게 인재가 모여듭니다.
이 시기에 리틀 야구부터 시작해 엘리트 코스를 밟은 여성 선수들이 상위 라운드에 지명되기 시작하며 프로 리그에서 활약을 보여줍니다.
결국 성별보다 중요한 건 '선수 개인이 가진 재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가.' 그리고, '그 재능이 얼마만큼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가.' 였습니다.
기초 체력이나 악력은 훈련으로 기르면 그만입니다.
힘이 부족하면 기술을 익히면 됩니다.
어떠한 단점은 센스로 보완할 수 있습니다.
그래요. 결국 프로 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성적. 야구만 잘하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만고불변의 법칙. 야구는 뭐가됐든 잘하는 놈이 잘합니다.
*사이 영 상, 매년 MLB(Major League Baseball)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상.